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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통신위원회와 페이스북이 접속 속도 조작 의혹과 과징금 처분의 정당성을 놓고 공방 2라운드를 펼친다. 페이스북의 접속 속도 고의 지연과 회선 우회에 따른 분쟁과 관련해 법원이 페이스북의 손을 들어주면서 방통위는 최근 항소했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페이스북이 제기한 시정명령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페이스북)가 승소한 1심 판결에 불복해 지난 6일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지난달 22일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는 페이스북아일랜드리미티드가 방통위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방통위의 시정명령 등 처분을 모두 취소할 것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페이스북의 접속 경로 변경 행위는 전기통신 서비스의 이용을 지연하거나 이용에 불편을 초래한 행위에 해당할 뿐"이라며 "이 사건 쟁점조항에서 정한 '이용의 제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에 대한 방통위 과징금 부과와 시정조치 명령을 모두 취소하라는 처분이 내려졌다.

페이스북은 지난 2016년 말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와 망 사용료를 놓고 갈등을 빚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의 접속 경로를 임의로 해외(홍콩 등)로 변경하는 등 고의로 속도를 늦췄다는 의혹을 받았다. 방통위는 이 같은 접속 속도 고의 지연이 페이스북이 통신사들과 망 사용료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행위로 판단했다.

방통위는 페이스북 측에 고의성이 있었다고 판단하고 지난해 3월 시정명령과 과징금 3억9600만원을 부과했으나, 이에 페이스북이 불복하면서 법정 공방이 지속되던 상황이다. 페이스북은 과징금 및 시정명령이 내려진 두 달 뒤인 같은 해 5월 방통위를 상대로 과징금 처분 등에 불복한 행정 소송을 제기했고 이후 1년 3개월 동안의 공방 끝에 지난 22일 1심 판결이 내려졌다.

페이스북은 당시 승소와 관련 "서울행정법원의 결정을 환영하며, 한국 이용자 보호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정소송 승소 직후 페이스북 등 CP(콘텐츠사업자)들은 2016년 개정된 상호접속고시로 인해 ISP(통신사)에 내야 하는 망 비용이 증가했다며 작심 비판도 쏟아내고 있다. 페이스북을 필두로 한 CP들은 상호접속고시가 무정산에서 상호정산 방식으로 바뀌면서 망 사용료 인상을 부추겼다는 입장이다.

반면 방통위는 22일 패소 직후 항소의 뜻을 밝히며 "페이스북의 임의 접속경로 변경에는 명확하게 이용자 차별행위가 있었고,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많은 민원이 있었다"면서 "기술적인 부분도 많이 검증했다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2심 재판에서는 페이스북의 서비스 '이용 제한' 여부에 대한 해석과 책임 소재가 쟁점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김은지기자 kej@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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