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1989년 8월5일 헤드라인 장식한 ‘한·일 경제전쟁’…30년 전엔?
경향신문 일러스트
일본의 수출 규제에 따른 한·일 충돌 기사가 연일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습니다. 지난 3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제목은 “아베의 ‘폭주’…한·일 ‘경제전쟁’ 속으로”, 그 전날은 “‘경제 담판’ 결렬…한·일, 등 돌리다” 였습니다.
하지만 ‘오래 전 이날’은 사뭇 달랐습니다. 1959년부터 2009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본 결과 한국과 일본 양국의 대치보단 관계 개선을 향한 긍정적 신호들을 더 많이 발견할 수 있었거든요.
먼저 1989년 8월5일 경향신문입니다. 이날 신문 2면에는 “일왕 방한 희망”이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아키히토 일왕은 전날 즉위 후 첫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나의 중국과 한국 방문은 정부가 결정하는 것이지만 그런 기회가 오면 이들 나라와의 이해와 친선관계의 증진에 노력, 의의있게 하고 싶다”면서 한국을 방문할 뜻을 밝혔습니다.
기사에 따르면 당시 일본 정부는 아키히토 일왕의 방한과 관련해 ▲내년 1월7일 히로히토 전 일왕의 상이 끝난 후 ▲중국에 앞서 방문하며 ▲또한 노태우 대통령의 방일 후로 한다는 기본 방침 아래 검토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의 방한은 결국 성사되지 못했습니다. 한국과의 우호를 중시, 2002년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한국 정부의 초청을 받는 등 즉위 이후 여러 차례 방한을 추진했지만 결국 한국 땅을 밟지 못한 채 지난 4월30일 자리에서 물러났습니다.
같은 날 9면엔 이런 기사도 실렸습니다. 일본의 비정부기구 ‘피스보트’의 첫 한국 방문을 기념해 평화를 위한 한일 청소년 모임이 열린다는 소식입니다. 피스보트는 1982년 한일 교과서 파동 당시 일본 와세다대 학생들을 중심으로 결성된 단체로, 일본의 침략 전쟁에 대한 역사 왜곡 시도를 바로잡고자 하는 청년운동으로 시작됐습니다.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지요.
■1999년 8월5일 ‘한국과 연애’한 이도…
20년 전 오늘로 가볼까요. 1999년 8월5일 경향신문에는 “‘한국과 연애’한 일본인 한국전도사”라는 제목의 기사가 실렸습니다. 일본 다쿠쇼쿠대와 무사시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무라카미 쇼코씨(당시 51세) 이야기입니다. 1981년 사업을 하는 남편을 따라 한국에 온 무라카미씨는 10년간 살며 한국고전문학을 공부하고 국문학 석사학위를 받았다고 합니다. 특히 탈춤에 큰 매력을 느껴 민속학을 탐구했습니다. 1년간 거의 매일 무당집을 방문해 굿을 배우기까지 했다고요.
20~30년 전 기사를 보니 어떠신가요. 현재 최고조로 치닫고 있는 양국의 경제 충돌을 생각하면 낯설기까지 합니다.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사이에 훈풍은 언제쯤 불어올지, 궁금해지는 오늘입니다.
최민지 기자 ming@kyunghyang.com
▶ 네이버 메인에서 경향신문 받아보기
▶ 두고 두고 읽는 뉴스 ▶ 인기 무료만화
©경향신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